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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7월 6일 월요일

유지연, 스토킹

7월6일 월요일 흐린날씨에 찝찝해하며 오랫동안 못본친구를 보러 집에서 나섰다.
4212를 타고 고석터미널로 가는길에 반포본동에서 내 시선을 끄는 특이한 남자가 나타났는데,
오전의 한가한 시간이라 자리가 많이 비어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다른 좌석은 없다는 듯이
시선도 안주고 버스기사의 바로 뒤인 맨앞좌석에 앉는 작은키의 통통한 남자였다.
베레모를 쓰고 노트북 가방인듯 자기 등 만한 가방을 메고 있었다.
얼굴엔 호피무늬같은 무늬로 되어있는 뿔테안경을 쓰고있었고 음악을 크게듣고 있었다
어떤 사람일 지 궁금해진 나는 이런저런 그 남자에 대한 상상을 하게 되었다.
어느덧 고속터미널에 도착하고 나는 워크샵 과제로 미행을 생각해 보았지만
친구와의 약속으로 아쉽지만 고속터미널에서 버스를 갈아타기 위해 내렸다.
강남역으로 가는 360버스를 멍하게 기다리다 생각없이 버스에 타고 버스카드를 찍었는데
신기하게 맨 앞좌석에 아까 그 남자가 큰 가방을 뒤적이며 앉아있었다.
신기해진 나는 맞은편 두번째 자리에 앉아 그남자를 훔쳐보았다.
그는 커다란 가방에서 아주 작은 검은가죽 다이어리를 꺼내 졸린 표정으로 무언가 쓰기
시작했다. 계속 무언가를 쓰던 그는 교보타워사거리라는 안내방송이 나오자 후다닥 다이어리를
넣고 내릴 준비를 했다.
신기하고 궁금했던 나는 어짜피 약속이 강남역이었던지라 친구에게 전화를 하며 그를 따라가기
시작했다. 처음해보는 거라 두근두근하고 뭔가 큰 죄를 짓는 느낌에 소심하게 거리를 두며
그를 쫓아갔다.
교보타워를 향해 걷던 그는 교보문고로 들어갔다.
조금 거리를 둔지라 허겁지겁 쫓아갔을때 그는 잡지코너에서 이것 저것을 들춰보다가
지하에 있는 문구로 내려갔다. 그를 쫓아 내려가 그를 찾은 곳은 색지나 종이들이 많이 있는
곳이었다. 나도 이것저것을 살피며 전화를하며 은근히 그를 쫓았는데
그가 산것은 모눈종이였다.
모눈종이를 큰 가방에 넣고 밖으로 나서는 그를 따라 나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는 걸어서 카페로 향하고 있었다.
나는 친구와 만나 그를 쫓았고 그는 강남역에 있는 탐탐 1호점으로 들어갔다.
친구와 따라 들어간 카페에서 그는 아메리카노를 하나 시키고 모눈종이를 꺼내 뭔가 끄적이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친구를 기다리는줄 알았는데 친구와 이야기를 하며 그를 보았을때
테이블 위에는 담배꽁초가 수북히 쌓여있었고 그는 아직도 모눈종이에 뭔가를 끄적이고 있었다.
그렇게 시간은 가고 친구와 이야기에 빠진 나는 문득 그를 다시 보았는데
그 사이에 어디론가 가버리고 없었다
너무 아쉬웠다 ㅜㅜ
이렇게 처음 스토킹이랄까 사람을 쫓아 그사람의 행동을 지켜보았는데
신기하고 재밌는 경험이었던거같다

댓글 1개:

  1. 따라간 사람에게 따라왔다면서 블로그에 와서 당신얘기를 쓸거라면서 블로그 주소 알려주지 그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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